김용판 판결 분석…권은희 왕따?, 재판부 면박에 검찰 자존심과 체면 구겨

전직 판사가 현직 판사 지적한 108쪽 판결문 핵심 쟁점…김용판은 왜 무죄 받았나? 기사입력:2014-02-09 18:33:44
[로이슈=신종철 기자] “비록 수서경찰서가 2012년 12월 16일 발표한 보도자료와 17일 언론 브리핑이 그 시기와 내용면에 있어서 최선의 것이었는지에 관하여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나, 김용판에게 실체를 은폐하고 허위의 수사 결과 발표를 지시한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는 2012년 대통령 선거 막판의 핫이슈가 된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 수사를 축소ㆍ은폐해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경찰공무원법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불구속 기소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 대한 판결문 104~105페이지에 담긴 내용이다.

이와 관련, 판사 출신으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역임하고 민주당 법률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은 “법률전문가가 보기에 ‘아쉽다’라는 표현은 해서는 안 될 내용”이라고 세게 꼬집으며 “이 판결의 가장 중요한 대목이고, 재판부의 그나마 양심이 다소 묻어나는 대목”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먼저 서울중앙지법 제21형사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는 지난 6일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며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권은 ‘정치적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특검에 대한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또한 사회관계망인 SNS를 통해 국민들과 소통하는 법조인들도 무죄 판결에 대단히 비평적이다. 한 마디로 ‘유죄’인데 ‘무죄’를 선고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9일 발표된 ‘리서치뷰’의 여론조사에서도 ‘김용판 무죄’라는 응답은 25%에 불과한 반면, ‘김용판 유죄’라는 응답은 2배가 넘는 55.3%로 나타날 정도로 이번 무죄 판결은 국민의 상식과 법감정과도 거리가 멀어 국민적 시선도 곱지 않다. 때문인지 특검도입에 찬성한다는 의견도 반대한다는 의견 30.9%보다 22.9%나 높은 53.8%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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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뷰여론조사
<로이슈>는 재판부가 왜 김용판 전 서울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는지를 판결문을 토대로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면밀하게 짚어봤다. 총 108페이지에 이르는 판결문은 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또한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이 <로이슈>에 보내 온 ‘김용판 판결 분석’이라는 자료를 참조했다.

이번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왕따(?) 내지 거짓말쟁이(?)가 된 듯한 모양세다. 자신의 진술과 달리, 법정에 증인 등으로 나온 17명의 경찰관과 김용판 전 서울청장이 반대 진술을 했는데, 재판부가 김 과장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모두 배척한 반면 다른 경찰관들의 진술을 믿어 김용판 전 청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또한 검찰도 몹시 초라하게 됐다. 재판부가 면박에 가까운 지적을 했기 때문이다. 검찰의 공소사실과 법정 논증에 대해 재판부는 “검사의 주장과 논리가 우연적이고 지엽적인 사실의 조각들로 성글게 역어 그 안에 여러 불일치, 모순, 의문이 있음에도, 김용판에 대한 불신과 의혹을 전제로...”, 또 “검사의 논증은 단순한 의혹 또는 추측...”이라고 세게 꼬집었다.

재판부가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검찰에 대해 이렇게 꼬집는 것은 정말 유사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검찰로서는 무죄 판결로 자존심이 상하게 됐는데, 게다가 이런 따가운 지적까지 받아 이중으로 체면을 구겼다. 검찰은 현재 항소에 대해 신중한 입장인데, 항소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사실 법원으로부터 이런 면박을 받고도, 더욱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국민들은 유죄라고 판단하고, 나아가 특검도입에 찬성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당연히 항소하지 않는다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할지 따가운 시선은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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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뒤에보이는대법원
▣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제18대 대통령선거 직전인 2012년 12월 11일 민주당 당직자의 공직자 선거개입 신고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수서경찰서 경찰관 등이 서울 역삼동 모 오피스텔에 출동했다. 이곳은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소속 직원 김하영씨의 주거지였다. 김씨는 경찰의 요청에도 출입문을 열어주지 않으면서 대치하게 됐다.

그러자 국가정보원은 “김하영은 일체의 정치 활동을 한 사실이 없으며 증거 없이 국가정보원 직원의 개인 거주지 사적 공간에 무단 진입해 정치적 댓글 운운한 것은 사실 무근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12월 19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슈로 떠올랐다.

그 후 2일간 대치 상황이 이어지다가 12월 13일 오후 2시40분경 오피스텔 출입문 개방 시 김씨의 변호인, 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계장, 수서경찰서 경찰관, 기자단 대표가 동시에 입실했고 김씨는 휴대폰은 제출을 거부하되 데스크탑 컴퓨터와 노트북을 경찰에 임의제출하기로 하면서 대치 상황이 종료됐다.

이 과정에서 하루 전날인 12월 12일 수서경찰서는 김씨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려 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영장신청이 보류됐다. 검찰은 이 과정이 석연찮다고 판단했고,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이 개입했는지 여부가 이번 사건 재판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다.

▣ 국정원 요원 김하영이 문을 열기 전날 12월 12일 무슨 일이?

그렇다면 국정원 요원 김하영씨가 오피스텔 문을 열기 하루 전인 12월 12일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수서경찰서(수서서)는 12월 12일 국정원 요원 김하영씨의 컴퓨터, 노트북, 휴대전화 등을 압수하기 위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려고 했다가 보류했다.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었던 권은희 과장은 검찰조사부터 법정까지 일관되게 “수서서는 압수수색영장 신청 방침을 세웠지만 김용판 서울청장이 신청하지 말 것을 지시하는 바람에 영장 신청을 보류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검사는 “김용판 청장이 ‘국정원 여직원 사건’ 초기부터 이미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사건에 개입하려고 12일 압수수색영장 신청 보류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재판부가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수서경찰서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우선 영장을 신청하기로 결론 내렸다. 지능범죄수사팀장 등은 12일 오전 10시30분 영장 신청을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발했다.

이에 수서경찰서 이광석 서장은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현장이 긴박하므로 대치 상황을 해결해야 하고, 민주당이 컴퓨터를 확보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으므로 경찰이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영장 신청 요건이 조금 부족하지만 영장을 신청하는 것이 옳다”라는 취지로 보고했다.

영장청구에 공감한 김용판 서울청장은 김기용 경찰청장에게 “수서서에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한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김기용 청장은 영장신청 방침과 ‘대검찰청에서 영장 요건이 되지 않으니 영장을 신청하더라도 기각될 것이다’라는 내용의 보고를 받은 상태였다.

이에 김기용 청장은 영장 신청을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고, 김용판 서울청장은 이광석 서장에게 영장신청 보류 지침을 전달했다. 이 서장은 영장신청을 위해 검찰로 떠난 수사팀에 복귀할 것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당시 김하영씨에 대한 고발장 및 추가자료를 제출했으나, 수서경찰서는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고, 그 내용을 언론에 브리핑했다.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권은희 수사과장은 검찰조사와 법정에서 “12월 12일 14:59경 수서서 지능팀 사무실에서 김용판 서울청장으로부터 ‘이 사건은 내사사건’이라는 점과 ‘검찰에서 영장을 기각하면 어떻게 하느냐’라는 점을 근거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권 과장은 작년 국회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진상조사 특위 청문회에서도 이런 내용을 폭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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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에 따르면 12월 12일 권은희 과장은 압수수색영장 신청 방침에 대해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인 김용판 서울청장의 지시사항을 이광석 서장에게 보고했다. 권 과장은 “이광석 서장은 ‘오전에는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도록 김용판 서울청장을 설득했는데, 오후에는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설득이 되지 않는다. 화를 내신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권은희에게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권은희의 진술은 당시의 사건 진행 상황이나 다른 경찰관들의 진술에 비춰 객관적 상당성, 합리성이 없다고 보이고 달리 그 진술에 일치하는 객관적 자료를 찾아볼 수 없어 믿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이미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은 압수수색영장 신청이 부적절하므로 신청을 보류하기로 결정한 상태였고, 이광석도 상급청의 지침에 공감해 영장신청 보류를 지시한 상황인데, 서울청장인 피고인(김용판)이 이광석의 지휘감독 하에 있는 (권은희) 수사과장에게 직접 전화해 재차 영장신청 보류를 지시했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권은희 과장은 “지능팀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았으므로 당시 동석해 있던 직원들 모두가 김용판 서울청장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하지 말라는 전화가 왔었다는 사실을 알 것”이라고 진술했으나, 재판부는 믿지 않았다.

동료 경찰관들과 이광석 서장의 진술 때문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직원들은 법정에 나와 “권은희 과장이 김용판 서울청장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지 말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은 것을 보거나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또 이광석 서장도 “김용판 서울청장이 오전과는 달리 영장신청에 관해 설득이 안 되고 화를 낸다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김용판 서울경찰청장도 권은희 과장과 통화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격려 전화를 한 것에 불과한 것일 뿐이고,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보류하라고 지시하거나 강요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작년 8월 19일 국회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선 권은희 과장은 “12월 12일은 저희들이 오피스텔에서 철수한 이후에 새벽부터 수사팀에서는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는 방침을 정하고 준비를 하고 있는 시간이었다”며 “제가 그거 때문에 지능팀 사무실에 올라가서 업무를 보고 있는데 김용판 서울청장이 전화를 직접 해서는,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그 근거로는 ‘내사 사건인데 압수수색을 하는 것이 맞지 않다’라는 것과 ‘경찰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을 했는데, 검찰에서 기각하면 어떻게 하냐’ 이러한 근거를 댔다”고 설명했다.

이에 특위위원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그러면 12월 12일 권은희 과장과 통화한 것은 격려전화를 했다라고 한 김용판 청장의 말은 거짓말이냐”라는 질문에 권은희 과장은 “네, 거짓말입니다”라고 확인시켜줬다. 박 위원이 “김용판 청장이 거짓말이죠?”라는 거듭된 질문에 권은희 과장은 “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결국 수서경찰서가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보류하게 된 것은, 무리한 영장신청으로 인해 경찰 조직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한 김기용 경찰청장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고, 피고인(김용판)은 경찰청장의 지침을 이광석 수서경찰서장에게 전달했으며, 이광석 역시 영장신청 보류 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권은희에게 직접 전화해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하지 말도록 종용했다는 권은희의 진술은 믿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로 인해 권은희 수사과장은 경찰조직에서 혼자 왕따, 내지는 거짓말쟁이가 된 듯한 모양세다.

▣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의 ‘김용판 판결 분석’

이와 관련,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은 ‘김용판 판결 분석’ 자료에서 재판부의 위와 같은 판정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박 의원은 먼저 “재판에서 간접사실에 의해서 공소사실을 인정해 유죄로 선고하는 경우는 허다한데, 이 경우 간접사실을 잇는 중요한 원칙으로 논리칙과 경험칙을 사용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 판결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여러 간접사실을 이어줄 논리칙과 경험칙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결정적 하자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간접증거인 권은희 1인의 진술과 역시 마찬가지의 간접증거에 불과한 17명의 경찰관들의 진술, 그리고 경찰관인 피고인(김용판)의 진술을 증거의 질(質) 혹은 가치를 따지지 않고 평면적으로 나열해 증거의 양(量)에 따라 절대 다수인 나머지 경찰관들의 진술에 증거가치의 우위를 인정해 권은희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한 결정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다 알다시피 국정원 대선 개입 국정조사 특위에서 서울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팀의 분석 경찰관들은 완전하게 일치해 권은희 수사과장을 왕따 시킨바 있다”며 또 “이들을 포함해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수사과장, 수사계장 등 재판부가 믿어준 경찰관들은 상당수가 검찰에서 피의자로서 조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명도 기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분명한 경찰조직의 특성과 이들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있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얼마든지 입을 맞출 개연성이 있었다”며 “그러므로 이들은 수적으로 17명의 진술자이지만 사실상 1명의 진술자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반대로 권은희 수사과장은 이러한 경찰의 조직 문화에 저항해 자신의 신분상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수사에 단서를 제공한 내부고발자이므로 그 진술가치는 대단히 높다”고 강조했다.

박범계 의원은 재판부의 이런 증거가치 판단에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국정원 요원) 김하영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신청 보류 지시와 관련해 김용판과 권은희 사이의 전화 내용에 있어서 권은희는 ‘영장을 보류하라는 압력’이라고 진술하고 있고, 이에 반해 김용판은 ‘격려 전화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재판부는 김기용 경찰청장이 김용판에게 영장신청 보류 지시를 한 것을 인정했음에도 김기용 경찰청장의 보류지시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이 일방적으로 김용판의 진술에 손을 들어주고 권은희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오류’라고 꼬집었다.

▣ 서울경찰청이 중간수사 발표 시기 정했나?

특히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서울지방경찰청이 언론 발표 시기를 미리 정해 놓고 있었는지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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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청사
검사는 “아직 증거분석 결과가 나오기 전인 12월 15일 저녁 8시 회의에서 분석관들에게 분석 결과 발표를 위한 언론 브리핑을 준비하라고 지시한 점, 수서경찰서가 요청한 키워드 100개를 무시하고 키워드를 4개로 축소할 것을 강요한 점, 수서서가 키워드 축소 공문을 발송한 뒤 불과 몇 시간 후에 보도자료가 배포된 점 등에 비춰 보면, 서울경찰청이 대통령선거 전에 디지털증거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로 미리 정해 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그 이유는 김용판이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신속한 발표를 위해 수사나 분석 종료 전에 미리 언론 보도자료를 준비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점, 당시 사안의 중대성, 국민과 언론의 관심, 보안유지의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경찰 내부에서는 분석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발표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로 사전에 발표 시기를 미리 정해뒀다는 검사의 주장은 막연한 추측에 불과하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사는 증거분석 종료 전인 12월 16일 20:50경 작성해 저장한 언론 보도자료 파일에 이미 ‘문재인ㆍ박근혜 대선후보에 대한 비방ㆍ지지글에 해당되는 게시글이나 댓글을 발견하지 못하였음’이라고 기재돼 있는 것을 근거로, “서울경찰청은 증거분석 결과와는 무관하게 이미 ‘게시글이나 댓글을 발견하지 못했다’라는 취지로 발표할 것을 정해 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디지털증거분석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서울경찰청 간부들 사이에서는 결국 분석 범위에 해당하는 글이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공유돼, 분석이 종료되기 불과 25분 전에 분석 결과를 기재한 보도자료 초안이 작성됐다는 사유만으로 서울경찰청이 처음부터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결론을 정해 놓고 있었다는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검사는 “언제, 어떠한 내용으로 보도자료를 홈페이지 게시 및 배포하고 언론 브리핑을 할 것인지는 수사담당관서인 수서경찰서가 주체적으로 결정할 문제임에도 서울경찰청이 일방적으로 결정했고, 수서서에서 그 결정에 반발했음에도 서울경찰청이 무리하게 언론 발표를 강행했다”며 “이는 결국 국정원의 개입이 없었다는 취지의 발표를 통해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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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수사과장
수사책임자였던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12월 16일 오후 이광석 서장이 언론 보도자료를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해 그 자리에서 즉시 반발했고, 서장에게 ‘보도자료를 배포하기 전에 하루만이라도 수사팀에게 시간을 달라’라고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권 과장은 또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송부 받은 디지털증거분석 결과물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해 얼마 지나지 않아, 정치개입이라고 볼 수 있는 글을 발견하고 이를 이광석 서장에게 보고했다.

권 과장은 “그랬더니 이 서장은 ‘서울청에서 나를 죽이려고 하는구나’라고 말했고, 이후에 수서경찰서 청문감사관으로부터 ‘이광석 서장이 김용판으로부터 언론 발표를 지시받고 엉겁결에 승낙한 것을 후회한다’는 취지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라고도 진술했다.

하지만 이광석 서장은 법정에서 “12월 16일 저녁부터 언론 보도자료를 만드는 등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쁜 상황이라 이의제기를 한다든가 반발을 한다든가 이런 상황은 전혀 없었다. 또 권은희 과장이 하루라도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뿐만 아니라 권은희 과장이 이광석 서장에게 반발할 당시 함께 있었던 동료 경찰관들은 법정에서 “보도자료를 16일 배포하기로 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견은 없었다. 권은희 과장이 당시 보도자료 발표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사실이 없다, 서장이 그렇게 말하는 사실을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에 재판부는 “증인들(이광석 서장 등)의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고 서로 내용이 일치할 뿐만 아니라, 증인들이 허위의 진술을 할 만한 동기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해 볼 때 보도자료 배포에 (권은희가) 반발했다거나 이광석이 위와 같이 말했다는 권은희의 진술은 다른 증인들의 진술과 배치되는 것으로 믿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권은희 수사과장은 또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 재판부 “경찰 중간수사 발표와 시기 아쉽다”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은 “12월 16~17일 보도자료 게시 및 브리핑과 관련해 권은희는 ‘시간을 달라. 이 문제는 전적으로 수서경찰서의 전권 사항이다’라고 서울경찰청에 주장했다고 진술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수서경찰서장 등 다른 경찰관들은 ‘그러한 사실이 없다’라고 진술하고 있는데, 이 역시 형식논리에 의해서 다수의 경찰관들의 말을 믿고 권은희의 말은 형식적으로 배척한 주요 사례”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판결문 104쪽 이하에는 12월 16일과 12월 17일 보도자료 게시 및 언론브리핑에 대해 김용판이 지시하고 승인한 사실을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재판부는 “김용판이 디지털증거분석팀으로부터 (김하영) 아이디와 닉네임 등이 기재돼 있는 메모장 파일 발견 및 그 내용에 관해 보고받은 사실, 수서경찰서에게도 분석 상황이 유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지시한 사실, 혐의사실 관련 내용이 발견되지 못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게시 및 배포하고 언론 브리핑을 하도록 지시하고 승인한 사실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 사건에서 대선개입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의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부분은 12월 16일 11시경의 보도자료 게시와 12월 17일 오전 9시의 수서경찰서장의 언론브리핑”이라며 “따라서 이 보도자료와 언론브리핑의 시기와 내용의 적절성 및 진위 여부는 김용판의 선거개입과 관련된 유죄를 판단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런데 재판부는 김용판의 언론브리핑 지시와 승인을 인정하면서도 이 보도자료와 언론브리핑이 시기적으로 옳았는지 당시 수사과정과 결과에 비춰 그 내용이 허위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전혀 하고 있지 않고 있다”며 “이것은 중요한 판단유탈”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재판부는 그러면서도 이러한 언론브리핑 지시가 시기적으로 또는 내용적으로 다소 아쉬운 면이 있다는 점을 설시하고 있다”며 “어떠한 법률서적에도 허위인지 진실인지, 타당한지 부당한지에 관한 내용은 있지만, 아쉬운지 아쉽지 않은지에 대한 내용은 있지 않다. 아쉽다는 표현은 법률전문가가 보기에 해서는 안 될 지시와 담아서는 안 될 내용을 담았다는 것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박범계 의원은 “이 판결의 가장 중요한 대목이고 재판부의 그나마 양심이 다소 묻어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재판부는 “비록 수서경찰서가 12월 16일 발표한 보도자료와 17일 실시한 언론 브리핑이 그 시기와 내용면에 있어서 최선의 것이었는지에 관해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 및 다른 간접사실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김용판에게 실체를 은폐하고 국가정보원의 의혹을 해소해 주려는 의도가 있었다거나 허위의 수사 결과 발표를 지시한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아쉽다’라는 부분에 대해 부연했다. 재판부는 “예컨대, 김하영이 40개의 아이디와 닉네임을 사용했음이 확인된 이상, 비록 당시까지는 그것이 경찰이 설정한 분석 범위 내의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웠더라도, 분석의 범위와 관련된 쟁점을 분명히 부각시켜 이를 기초로 수사가 확대될 여지가 있음을 밝히는 등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 “김용판이 직권을 남용해 수서경찰서의 수사를 방해하려는 증가 없다”

아울러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이 국정원 요원 김하영씨의 컴퓨터와 노트북에 대한 서울경찰청의 증거분석 상황 및 결과를 은폐하고, 그 증거분석 과정에서 수서경찰서를 배제하라고 지시했는지 여부다.

검사는 “피고인(김용판)이 수서경찰서에 디지털증거분석의 상황이나 결과를 알려주지 말고 증거분석 과정에서 수서서를 배제하라고 지시했는데, 그 이유는 대통령선거 전에 국정원의 정치관여 의혹을 해소하는 내용으로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사는 또 “12월 14일 밤에 김하영의 노트북에서 메모장 파일이 발견되고, 김하영의 인터넷 접속기록이 확인되면서 이를 수서서에 알려주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가 어려워진다는 것을 알고 디지털증거분석팀과 수서경찰서의 교류를 단절시키는 무리한 지침을 시달했다”는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팀은 12월 13일 김하영씨의 노트북과 데스크탑에 대해 이미징 작업을 시작했으나, 노트북에 국가정보원의 보안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어 이를 해결하느라 다음날인 14일 밤에서야 노트북에 대한 증거분석이 개시됐다.

재판부는 “피고인(김용판)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철저한 보안조치를 했음에도 일부 사항이 특정 언론에 단독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 외부 언론에 의한 증거분석 상황에 관한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보안강화를 지시한 것임이 인정될 뿐, 검사의 주장처럼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을 해소해 줄 의도로 수서서에 대해 증거분석 내용을 은폐하려고 했고 수서서를 증거분석 과정에서 배제하려고 했음을 인정할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고 판단했다.

또 분석자료 회신 거부 및 지연으로 인한 수사 방해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실제로 분석 결과물이 검사가 주장하는 형태로 분석 종료 및 결과 발표 이틀 후에 수서경찰서로 송부됐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분석 결과물 회신을 거부하고 지연시키도록 지시했다거나 피고인에게 직권을 남용해 수서서의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 권은희 수사과장은 거짓말쟁이인가?

특히 이번 무죄 판결로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 됐다. 권 과장을 제외한 나머지 경찰측 증인 17명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권 과장의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증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박범계 의원이 지난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범균 재판장에게 “판결문에 따르면 권은희 수사과장은 희대의 거짓말쟁이다. 그런가? 이범균 재판장”이라고 따져 물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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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법원종합청사
증인들의 진술내용과 관련, 재판부는 “공판과정에서 김용판을 제외하고도, ‘국정원 여직원 사건’의 증거분석 및 수사 과정에 관여한 17명의 경찰관들이 증인으로 출석해 공소사실 또는 간접사실(권은희 증언)과 관련한 증언을 했는데, 김용판이 ‘선거에 개입하고 실체를 은폐할 의도’로 ‘허위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분석 결과 회신을 거부하거나 지연시켰음’을 뒷받침할 수 있는 유력한 진술증거는 권은희의 진술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권은희의 진술 중 공소사실과 관련된 내용 대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어긋나거나 다른 증인들의 진술과 배치된다”며 “반면 권은희를 제외한 다수의 다른 증인들은 대체적으로 서로의 진술에 부합하는 진술을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의 지시나 외압에 의해 수사나 분석의 진행 방향이 변경됐다거나 특정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피고인의 개입이 있었는지에 관해 서울경찰청의 분석관 및 간부들은 물론 수서경찰서의 직원들 모두 그런 것은 없었다고 일치해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사는 권은희를 제외한 다른 경찰관들이 검찰 조사에서는 일부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취지의 진술을 했다가, 법정에서는 모두 김용판의 변소에 부합하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했다면서, 내부보고 등을 통해 서로 진술내용을 맞추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권은희가 김용판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이유가 없으니 법정에서의 다른 경찰관들의 증언은 신빙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면서 “그러나 오히려 권은희의 증언이 객관적 사실관계에 명백히 배치되는 부분이 많아 신빙성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판정했다.

또 “다른 경찰관들의 진술의 경우에도 검사 작성의 조서에 일부 애매하게 기재된 내용들이 법정에서 그 취지가 명확하게 됐을 뿐 김용판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가 이를 번복했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고 판단되고, 그 진술의 내용이 객관적 사실관계에 대체로 부합하므로,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더욱이 직급과 경찰 내부에서의 위치 및 개인적 성향 등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모든 경찰관들이 상당한 시차를 두고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법원에서 증언을 하면서, 서로 모의해 진술내용을 허위로 맞췄을 것이라고는 도저히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그러한 의심을 가질만한 사정도 기록상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권은희를 제외한 다른 증인들은 모두 김용판이 수사 및 분석에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특정한 결론이 도출되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서로 일치하는 증언을 하고 있는 반면, 권은희의 진술은 객관적 사실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다른 다수의 증인들의 진술 내용과도 배치된다. 다수의 다른 증인들의 진술이 모두 거짓이고 권은희의 진술만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특단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단순한 의혹과 추측만으로 권은희를 제외한 다른 증인들의 증언을 배척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그렇다면 김용판에게 실체를 은폐한 허위의 중간수사 결과 보도자료를 게시 및 배포하거나 브리핑하게 함으로써, 수서서 수사팀 관계자들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다는 의사가 있었다거나,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특정후보자가 당선되게 하거나 특정인을 지지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 “검사의 주장은 우연적이고 지엽적인 사실의 조각들로 성글게 엮여”

재판부는 끝으로 이번 무죄 판결을 내리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검찰로서는 상당히 당혹스럽고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이다.

재판부는 “법원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법관으로서의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검사가 공소제기한 범죄사실에 관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의 입증을 하지 못한다면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우리 형사 사법절차의 대원칙”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검사의 주장과 논리가 우연적이고 지엽적인 사실의 조각들로 성글게 엮여 그 안에 여러 불일치, 모순, 의문이 있음에도 피고인에 대한 불신과 의혹을 전제로 피고인의 변소를 뒷받침하는 다수의 증거를 무시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이 우리 법원에 허여하는 바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마친 많은 증거를 통해 파악된 사실관계를 기초로 정상적인 경험칙, 논리법칙과 건전한 상식에 근거해 보건대,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의 논증이 단순한 의혹 또는 추측을 넘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유죄의 확신이 드는 정도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 전직 판사가, 현직 판사 지적 어떻게 했나?

하지만 판사 출신 박범계 의원은 이에 대해 이렇게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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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출신박범계민주당의원
박 의원은 “이 판결의 처음과 중간과 결론에는 김용판이 선거에 개입할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 허위의 보도자료를 발표하게 할 의도가 있었는지 등에 관한 판단을 하면서 이러한 의도와 의사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법원은 많은 판결례에서 소위 범의(犯意) 혹은 고의(故意)라는 주관적 요소에 대해 객관적 사실을 열거하고 그 사실에 기초해 대체로 주관적 요소인 고의 혹은 범의를 인정하는 경향을 띠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주관적 요소인 사람의 내심을 신이 아닌 판사가 판단하기 어렵고 이러이러한 객관적 사실이 있으면 대체로 이러이러한 내심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단하는 논리에 바탕하는 것”이라며 “결국 재판부는 김용판의 속마음을 읽으려 했고 읽었다는 것으로 이러한 판단에 기초해 김용판에게 의도와 의사가 없었다고 본 것인데, 이는 극히 이례적인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판결문은 김용판은 디지털분석의 방법이나 범위설정에 관한 자세한 경위는 보고받지 못한 채, 단순히 박근혜지지 또는 문재인 비방글이 없다는 취지로만 보고를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시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디지털증거분석팀 분석의 방법이나 범위설정에 관한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 보고받지 못해 잘 알지 못하는 김용판으로서는 당연한 논리적 수순으로 수서경찰서에 보도자료의 게시 및 언론브리핑에 대한 지시와 승인을 해서는 안 된다”며 “설사 이 모든 것을 보고 받았더라도 서울경찰청장이 이런 지시와 승인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없음”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그러면서 “그렇다면 재판부로서는 아쉽다고 표현한 그 보도자료의 게시와 언론브리핑을 지시하고 승인한 김용판이 왜 무리하게 그 시기를 정해 그러한 내용으로 했는지에 대한 당연한 의문을 품어야 되고, 그것이야말로 선거에 개입할 의도였다라고 추단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논리법칙”이라며 “이것을 법률적으로는 미필적 고의라고 하는 것임. 다시 말하지만 이 부분이 이 판결의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고 전직 판사로서 현직 판사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