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이재현 CJ회장, 가중처벌 특가법 아닌 형법 배임죄 적용해”

일본 부동산 매입 배임 혐의 항소심 309억원 인정한 부분 파기환송…처벌 낮아질 듯 기사입력:2015-09-10 18:23:12
[로이슈=신종철 기자] 배임ㆍ횡령 등 1600억원대의 기업비리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55) CJ그룹 회장이 대법원에서 실형 확정을 피하고, 다시 한 번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10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한 원심의 유죄 부분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재현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즉 차명주식 조세포탈, 해외 SPC 관련 조세포탈, CJ비자금 관련 조세포탈 등이다. 또한 CJ 국내 및 해외 법인자금 횡령, 배임 혐의 등 무려 1600억원대다.

2013년 7월 구속 기소된 이재현 회장은 1심 재판 중 건강 악화로 그해 8월 신장 이식수술을 받았으나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현재까지 법원이 허가한 세 차례 구속집행정지로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구속집행정지 기간이 오는 11월 21일로 불구속 상태에서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 재판을 받게 됐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24형사부(재판장 김용관 부장판사)는 2014년 2월 이재현 회장에게 징역 4년 및 벌금 260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외자금(비자금) 조성 관련 603억원, 임원 급여 지급을 가장한 115억원 등 횡령 718억원을 유죄로 판단했다. 또 일본 부동산 매입 관련 배임 363억원을 인정했다. 국내차명 주식 관련 186억원, 비자금 조성 33억원 등 조세포탈 혐의 260억원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해외 SPC 관련 275억원 조세포탈 혐의 중 234억원은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10형사부(재판장 권기훈 부장판사)는 2014년 9월 이재현 회장에게 징역 3년으로 감형하고, 벌금 260억원은 유지했다.

재판부는 조세포탈 혐의 중 251억원을 유죄로 인정했다. 일본 부동산 매입 관련 배임 혐의도 1심은 363억원을 인정했으나, 항소심은 엔화 환율 적용이 잘못을 바로잡으며 309억원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특히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CJ법인 자금 603억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는 1심에서 유죄로 판단했으나, 항소심은 공소시효 완성으로 무죄로 판정했다. 718억 횡령 혐의는 115억원만 유죄가 인정됐다.

이렇게 이재현 회장은 1심 징역 4년에서 항소심(2심)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이재현 회장과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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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초동대법원청사


대법원 제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0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한 원심의 유죄 부분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라”며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2014도12619)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판부는 조세포탈 251억원, 횡령 115억원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항소심에서 배임 혐의 309억원을 인정한 배임금액은 산정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다시 말해 대법원은 일본 부동산 매입에 따른 배임 부분은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만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이 아닌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형법상 배임죄 또는 업무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기업 임원 등)가 임무위배행위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해 기업에게 손해를 가한 때 성립하는데, 취득한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얼마인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이 없다.

반면 특경가법 제3조는 횡령 또는 배임으로 취득한 이익이 5억원 이상일 때에는 형법상 배임죄보다 가중처벌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득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일 때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다.

형법의 배임죄(355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어, 특경가법을 적용할 때보다 상대적으로 처벌 수위가 낮다. 따라서 이재현 회장 입장에서는 파기환송심에서 감형될 가능성이 높다.

대법원은 또 “CJ Japan㈜이 Pan Japan㈜의 대출에 연대보증을 할 당시, 주채무자인 Pan Japan㈜가 이미 변제능력을 상실한 상태에 있었다거나 사실상 변제능력을 상실한 것과 같다고 평가될 정도의 상태에 있었다면, 연대보증으로 인해 Pan Japan㈜가 취득한 이득액은 대출금채무 전액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그러나 연대보증 당시 Pan Japan㈜가 그러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상당한 정도의 대출금채무를 자력으로 임의 변제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대출금채무 전액을 Pan Japan㈜의 이득액으로 단정할 수는 없고, Pan Japan㈜가 취득한 이득액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다”고 봤다.

또 “연대보증 당시를 기준으로 Pan Japan㈜가 매입한 빌딩의 실제 가치, 대출조건(이자율, 원리금 분할상환약정), 매입한 빌딩에서 발생하는 임대료 수입 등에 비추어 대출구조상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상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재판부는 “그러므로 대출금채무 전액을 Pan Japan㈜의 이득액으로 인정해 특경가법을 적용한 원심의 판단은 특경가법의 이득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파기환송했다.

나머지 쟁점에 대해서는 이재현 회장과 검찰의 쌍방의 상고이유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