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교사 A씨는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는 학생들의 허리를 감싸고 팔을 잡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A씨로부터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학생들만 9명에 달하였으나 A씨는 훈련 중 시범을 보이고 자세를 고쳐주기 위해 불가피하게 신체접촉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면서 성적 의도가 담긴 추행이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을 신뢰할 수 있고 성적 욕구충족을 위한 동기에서 저지른 행위가 아니라 하더라도 추행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A씨의 강제추행혐의를 인정했다.
강제추행 사건에서 A씨처럼 ‘성적 의도가 없는 신체접촉’은 추행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재판부는 추행의 성립 여부가 가해자의 인식과 의사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강제추행죄의 성립요건 자체도 일반인들의 생각과 다른 부분이 많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문언상으로 강제추행죄는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했을 때 성립한다. 추행이란 일반인에게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며 피해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고 사회의 선량한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어떠한 행위가 이러한 행위인지 아닌지는 당시의 구체적인 행위 태양과 상황, 피해자의 의사와 성별, 나이, 두 사람 사이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또한 강제추행죄는 폭행과 협박을 수단으로 할 때 성립하는데 이 때 폭행과 협박의 수위는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가 아니라도 인정된다. 즉,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다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하고 강제추행을 인정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다.
법무법인YK 강경훈 형사전문변호사는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서 강제추행의 성립요건도 과거와 달리 해석되고 있다. 현재는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인 ‘기습추행’에 대해서도 강제추행이 인정되는 등 그 성립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므로 개인의 인식과 법적 요건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주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무법인YK 강경훈 형사전문변호사는 “단순히 친밀감의 표현이나 장난이었다고 해도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호소한다면 얼마든 강제추행이 성립한다. 때문에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수사 초기부터 사건해결 경험이 풍부한 강제추행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행위를 객관적으로 설명, 입증하여야 사건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