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사실혼이라 할지라도 법률상 이혼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혼을 할 때 굳이 이혼신고를 진행하거나 조정, 소송 등의 법적 절차를 이용할 필요 없다. 당사자들끼리 협의하거나 일방적인 통보를 통해 사실혼 관계를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별거, 이사 등을 통해 동거 상태를 해제하기만 하면 사실혼을 해소할 수 있다.
법률혼 이혼을 할 때에는 유책배우자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으며 재산분할이나 양육권자 지정 등에 있어서 이견이 발생할 경우, 가정법원을 통해 분쟁을 해소할 수도 있다. 사실혼 관계라 하더라도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는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법적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판례에 따르면 우리 법원은 당사자 사이에 혼인 의사가 존재하고 실질적으로 부부 공동생활을 영위하면서 형식적 요건인 혼인신고만 하지 않은 경우를 사실혼 관계로 판단하고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하고 있다.
만일 상대방의 불륜으로 인해 사실혼이 파탄에 이르렀다면 그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재산분할에서도 자신의 기여도를 주장할 수 있으며 이를 입증하기만 하면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재산분할을 받게 된다. 양육권자를 지정함에 있어서도 법률혼과 큰 차이 없이 가정법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양육권자로 지정되지 못한 부모는 양육비 지급 의무를 지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실혼이혼에서는 당사자 중 한 명이 사실혼 관계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법적으로 여러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이 싫어 사실혼 관계가 아니라 단순한 동거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실혼이혼을 진행할 때에는 자신의 관계가 실질적인 부부 관계와 다름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법무법인YK 강천규 이혼전문변호사는 “양가 부모님과의 왕래 여부, 주변 사람들의 증언, 결혼식을 진행한 내역 등 여러 증거를 통해 사실혼 관계임을 입증한다면 법률혼 이혼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사실혼이혼은 법률혼 이혼에 비해 다투어야 하는 쟁점이 하나 더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꼼꼼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