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브로너스 본사에서 후원하는 농장동물 보호 단체에서 닥터 브로너스 직원이 웃고 있다.(사진=닥터 브로너스)
이미지 확대보기전 세계 돼지 농장 99%가 공장식 축산 시스템 아래 운영된다. 돼지들은 비좁은 스톨에서 6개월 가량을 살다 도축되는데 서로의 몸에 상처를 내지 못하도록 태어나자마자 이빨이 뽑히고 꼬리가 잘린다. 어미 돼지는 몸 한 번 돌려 누울 수 없는 감금틀에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3년을 살다 도축장으로 간다. 소나 닭의 사육 환경도 다르지 않다.
공장식 축산은 환경 오염 및 기후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막대한 양의 축산 분뇨와 폐수는 강과 호수로 유입돼 수질을 악화시키며 동물 사료 생산을 위해 재배되는 작물은 다량의 화학 비료와 살충제 탓에 토양 오염의 원인이 된다. 또한 동물에게서 배출되는 메탄가스의 온실 효과는 이산화탄소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장식 축산 환경은 전염병에 취약해 바이러스 변이나 대대적 확산을 가속화한다. 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의 원인 역시 비위생적 밀집 사육과 스트레스로 인한 동물들의 면역력 저하에 있으며,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부터 2015년 메르스와 지금의 코로나19까지 반복되는 동물 매개 감염병 또한 공장식 축산과 무관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로 최근 KBS2 UHD 환경스페셜 '우린 왜 행복하면 안 되지?' 편은 공장식 축산의 현실을 조명하며 육류 소비 방향에 대한 대중적 인식을 환기했다. 몇 해 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는 공장식 축산의 불편한 진실을 고발하며 우리 사회에 채식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이런 가운데 닥터 브로너스는 2014년부터 미국 동물 애호회(The Humane Society of the U.S)•도살 대신 자비를(Compassion Over Killing) 등 공장식 축산 반대와 지속 가능한 식품 체계를 위해 애쓰는 여러 나라의 동물 보호 단체에 지속적으로 기부해 왔다. 또한 동물들을 공장식 축사에서 구출해 보호하고 동물 복지 법안 투표를 지지하는 캠페인을 벌이며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을 지원하는 등 보다 많은 사람들의 문제 인식을 위한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올원 코리아 캠페인을 통해 사육곰 생추어리 이주 프로젝트를 돕는 동물자유연대 활동에 1천만 원을 후원한 바 있다.
오가닉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린블리스 역시 농장동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 왔다. 공장식 축산에 필요한 대규모 부지는 야생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여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린블리스는 공장식 축산으로 서식지를 잃은 야생 동물이 디자인된 양말과 티셔츠 펀딩을 통해 이러한 현실을 알리며 수익의 일부를 농장동물 사육틀 크기 확대를 위한 법 개정 활동에 후원한 바 있다.
비건은 트렌드로 떠오르고 동물권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확대되며 식품 기업들은 하나둘 동물 복지 축산 인증을 늘리고 비건 타깃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풀무원은 회사에서 판매하는 모든 식용란을 단계적으로 100% 동물 복지 달걀로 바꿔 나가겠다 밝혔으며 지난 5월에는 동물 복지 인증 닭고기를 사용한 치킨너겟을 선보였다. 맥도날드·버거킹·KFC 등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 또한 식물성 대체육 메뉴를 내놨고 세븐일레븐·CU 등 편의점 역시 대체육 간편식 시리즈를 출시하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김영삼 로이슈(lawissue) 기자 yskim@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