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은 미성년 자녀에게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친다. 미성년 자녀가 가정폭력의 직접적인 피해자일 경우뿐만 아니라 간접피해자일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직접 폭력에 노출된 경우는 물론이고 부모 사이에서 발생하는 가정폭력을 보면서 자라는 것만으로도 미성년 자녀들은 극도로 위축되거나 폭력성을 내재한 상태로 성장하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자녀들의 이런 심리적, 정서적 피해를 인지하고 이혼을 결심하는 사례도 있는데 미성년 자녀에게 미치는 유해성만 놓고 본다면 가정폭력에 노출된 환경에서 자라는 것보다 차라리 외부모 가정에서 자라는 것이 더 낫다는 연구결과에 비추어 볼 때 이혼이 가정폭력을 참아가면서까지 가정을 유지하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가정폭력은 법률에서 정한 이혼 사유(민법 제840조 제3호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하기 때문에 배우자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판결로써 이혼할 수 있으며,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
법률사무소 교연의 김동주 이혼전문변호사는 “가정폭력이 있는 가정은 부부 관계가 대등한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이혼에 대해 원만하게 합의하기 어렵다. 하지만 배우자가 이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가정폭력에 대한 증거 및 이로 인해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증거가 명백하다면 배우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판결로써 혼인관계를 해소할 수 있으므로 법률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가정폭력의 특성상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으므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혼 소송은 상대방의 유책사유에 대한 증거가 매우 중요하므로 물리적 폭행이 있었다면 폭행으로 발생한 상처를 찍은 사진, 의사의 진단서, 배우자의 자백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각서,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기록, 손괴된 물건이 있는 경우 현장 사진 등을 증거로 확보해야 한다.
한편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상대방의 보복이 염려될 수 있는데 이에 김동주 변호사는 “이혼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보복행위를 막기 위하여 미리 접근금지 사전처분을 통해 신변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이 제도를 잘 활용하면 거주지 및 직장에 배우자가 접근하는 것이 금지되고, 물리적인 접근 차단 외에도 전화, 문자메세지 등을 통해 연락하는 것이 금지되기 때문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형사고소가 필요한 경우에는 이를 이용하여 확실한 신변보호를 받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