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숙 변호사.(사진제공=법도종합법률사무소)
이미지 확대보기21일 엄정숙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어렵게 쓰인 법 조항 때문에 유류분 소멸시효에 대해 혼란을 겪는 상속인들이 많다”며 “유류분 소멸시효는 부모가 생존해 있는 기간에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기억하면 단순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따라서 수십 년이 지난 생전 증여라도 부모가 사망한 지 1년 이내라면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즉 아무리 수십 년 전에 물려준 재산이라도 부모가 생존해 있던 기간이라면 유류분 소멸시효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유류분 권리는 부모가 사망하는 시점에 생기기 때문이다. 살아계실 때는 유류분 권리 자체가 없다.
유류분제도란 법이 정한 최소 상속금액을 말한다. 형제가 두 명만 있는 경우 원래 받을 상속금액의 절반이 유류분이다. 아버지가 남긴 재산이 총 2억일 때 상속금액은 각각 1억 원씩이고 유류분 계산으로는 그 절반인 5000만 원씩이다.
유류분청구소송은 돌아가신 분 유언에 따라 모든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자를 상대로 나머지 상속자들이 유류분권리를 주장하는 소송이다. 유류분소송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유류분소송센터의 ‘2022 유류분소송통계’에 따르면 유류분반환청구소송 기간은 짧으면 2개월 길게는 2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류분 소멸시효는 재산을 물려줄 사람의 사망시점이 중요하다.
엄 변호사는 “유류분 소멸시효에 관한 법 규정은 ‘상속의 개시’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상속의 개시는 부모가 사망한 시점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속이 개시되어야 만 상속권과 유류분권이 발생하기 때문에 생전 증여 시점과 관계없이 상속 개시일로부터 1년 내에만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만약 15년 전에 물려준 재산을 부모 사망 후 1년 뒤에 알았다면 어떨까.
엄 변호사는 “유류분 소멸시효는 부모가 사망한 지 1년이 지났더라도 유류분권자가 뒤늦게 생전 증여 사실에 대해 알았다면 10년 내에서 다시 1년의 단기 소멸시효가 발생한다”며 “이때도 15년 전 증여 시점과 관계없이 부모의 사망 시점이 기준이 되어 유류분청구가 가능한 것이다”고 했다.
엄정숙 변호사는 “1순위 상속인이 아닌 대상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제3자 증여일 경우(아버지가 자선단체에 기부한 경우) 증여 시점이 중요하다”며 “제3자 증여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 1년 내 이뤄진 사실에 대해서만 유류분반환청구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