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상해는 법 문언상 구성요건만 살펴보면 다소 낯설게 여겨질 수 있으나 생각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범죄에 속한다.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어 술잔이나 술병 등 테이블에 널린 물건을 사용해 다른 사람을 가격한다거나 칼 등의 흉기를 사용해 다른 사람을 다치게 만드는 사건은 뉴스를 통해 흔히 보도되는데 이러한 사건은 대부분 특수상해가 적용되곤 한다. 즉, 사람이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서 다른 사람을 때려 상해를 입혔다면 이는 특수상해로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은 칼이나 총 등 이른바 ‘흉기’에 해당하는 물건보다 그 범위가 넓은 개념이다. 처음부터 살상을 목적으로 개발된 물건은 아니지만 물건의 객관적 성질이나 사용 방법에 따라 사람을 살상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면 그러한 물건을 통틀어서 위험한 물건으로 본다.
유리잔이나 유리병은 물론 철제로 제작된 석쇠, 집게 등 식당이나 술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도 특수상해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되곤 한다. 여성들이 자주 신는 하이힐도 그 굽을 이용해 사람을 때리는 방식으로 사용되었다면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다. 매일 사용하는 휴대전화도 금속 및 강화 유리 등 단단한 물질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사용해 사람에게 상해를 입혔다면 얼마든지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된다.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여 발생하는 특수상해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특수상해에 비해 비교적 발생 빈도가 적은 편이지만 이 또한 현실에서 찾아보기 그리 어렵지 않은 편이다. 여러 사람이 우르르 달려들어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폭행하고 상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이고 실제로 상해를 입힌 사람은 1명에 불과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주변을 에워싸고 위압감을 주거나 망을 보는 등 동조하기만 하더라도 특수상해가 될 수 있다.
유앤파트너스 신승희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수상해는 벌금형 없이 오직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으며 징역형의 하한선마저 정해져 있어 아무리 초범이라 하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위험이 높다. 여름철에는 잦은 술자리와 높은 불쾌지수로 인해 사소한 시비가 우발적인 범죄로 이어지기 쉬우므로 특수상해 등 사건에 휘말리지 않게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